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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2월 15일 오늘 아침

by 봄냉이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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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5분, 알람이 울린다.
사실 그 전부터 반은 깨어있다. 남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헤어드라이기를 찾길래 거실에 내놨다고 말해놓고 눈을 감고 있는다. 자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눈을 감고 있으니 자는거라 친다.


알람이 울리면 그제서야 일어난다. 아이가 더 자도록 방문을 닫고 나와 아이의 물병과 숟가락통을 챙겨 가방에 넣어준다.


블루투스를 연결하고 음악을 튼다. 보통은 재즈를 듣는다. 커피와 어울리는 재즈, 아침에 듣고 싶은 재즈 이름도 참 많은데 커피, 재즈, 아침 뭐 이런 검색어를 넣으면 플레이리스트가 수십 개가 뜬다. 그 중 아무거나 튼다.




오늘은 이걸 틀었다. 우든체어, 에센셜, 스타벅스 노래 이런 채널들 플레이리스트가 취향에 맞다.


음악을 들으며 아이스라떼를 만든다. 더워도 추워도 아침에는 무조건 아이스다.  자기전에 내려놓은 더치커피에 얼음 서너 개에 우유를 따라 식탁에 앉아 책을 읽는다.


요새 읽는 책은 광마회귀.


진짜 말도 안되게 재밌다.
사실 얘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다가 중도하차했던 작품이다.  80회차까지 읽는데 바닷가에 사는 해적인지 도둑들인지를 소탕하러 가는데 거기 사는 해적이 뭔가 이해가 안되고 몰입이 안되길래 중도하차.
요새 중국소설에 염증을 느끼는 중이다. 출판사들이 양심이 없는지 회당 분량이 너무 짧고, 맨날 회귀해서 복수만 해대니 질릴 수 밖에. 서녀명란전, 서녀공략같이 촘촘하고 문장 괜찮은 작품을 다시 찾기 전까지는 한국소설읽을 것 같다.

아무튼, 화산귀환을 울며 읽다가(1390회쯤의 고구마를 넘다보면 몇 화 연속으로 울게 되는 구간이 있다. 스포라 이야기할 수 없음.)  역시 한국작가들이 회당 분량 빵빵하게 끊어주고, 문장도 공들여쓴다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예전 책장 뒤적이다가 찾은게 광마회귀였는데, 와... 내가 왜 이걸 중도하차했지 하면서 토일월화수목 오늘까지 매일 이것만 읽고 있다.
그래, 동북공정이나 하고 분량끊어치기나 하는 떼놈들한테 내 돈 주지말고 우리나라 작가살리기 하자. 역시 한국쪽 작가들이 양심적이다.


신나게 소설을 읽다보면 아이가 일어나서 나온다.
아침인사를 하고, 뭐 먹을건지 묻고 아침을 차려준다. 식탁 맞은 편에 앉아 아이먹는 것을 보며 책을 보고 있으면 아이도 책을 편다.
엄마, 나도 책읽을까? 하면서.
홋, 솔선수범 효과인가.

사실 나는 아이가 책을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책을 읽힐 생각은 별로 없는 편이다. 제일 싫어하고 말도 안되는 개소리라 생각하는게  소위 책육아라 불리는 것들이니까.
지가 좋아하고 즐거워야지 왜 책을 무언가를 위한 만능키, 목적으로 쓰려는건지.

아이는 엘데포를 읽고 나는 광마회귀를 읽고.
무협소설읽으면서 엄마는 독서중이라 말하는 나도 참 재밌긴 한데 그러면 어때? 무협도 책인 걸.


음.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밥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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